왕년에 마이크 좀 잡아본 처지에서 요즘 노래방 소비 행태를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요즘 것들은 그저 눈앞에 보이는 기계에 무작정 동전을 밀어 넣거나 신용카드를 긁고 본다. 당산 일대의 코인노래방들을 보면 낮 시간대나 평일에 유독 한산한 기색이 돌기 마련인데, 이때 제공되는 시간제 할인 혜택을 제대로 챙겨 먹는 이를 보기 드물다. 과거 오락실 구석에서 백 원짜리 몇 개로 목을 축이던 시절의 계산업법까진 바라지도 않으니, 최소한 손해는 보지 말아야 할 것 아닌가.
단순히 곡 수로 결제하는 방식과 분 단위 시간제로 결제하는 방식 사이에는 명확한 수학적 분기점이 존재한다. 당산의 노래방 기계 화면을 잘 들여다보면 낮 시간대 전용 시간 요금제가 따로 표시되어 있다. 1분당 노래 한 곡을 완창하는 속도와 간주 점프를 활용하는 숙련자라면 무조건 시간제가 이득이다. 템포가 느린 발라드를 완곡하거나 노래방 책자를 뒤적거리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이들이나 곡 요금제를 고집해야 마땅하다. 제 실력도 모르고 남들이 하니까 따라 하는 방식은 지갑을 얇게 만들 뿐이다.
특히 평일 이른 오후 시간의 당산 상권은 직장인과 학생들의 발길이 뜸해지는 공백기다. 이 타이밍에 업주들이 내놓는 시간당 할인율은 생각보다 정직하다. 대기 인원이 없으니 눈치 보지 않고 연창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된다. 이런 기회를 놔두고 저녁 시간대 번화가에서 줄을 서가며 정가를 다 지불하는 행태는 비효율의 극치다. 기계 앞에 서서 화면의 요금 안내판을 3초만 정독해도 얻을 수 있는 이점을 스스로 걷어차는 셈이다.
무인 단말기 화면에 뜨는 회원 가입이나 선결제 충전 할인 역시 겉보기용 미끼가 아니다. 자주 방문하는 단골이라면 충전식 할인을 이용해 고정 비용을 줄이는 것이 맞다. 쓸데없는 유행에 휩쓸려 비싼 음료수나 사 마실 생각 말고, 노래를 부르러 갔으면 오직 목소리와 기계의 가성비에만 집중해야 한다. 계산기만 두드릴 줄 알아도 당산에서 가장 저렴하게 목을 풀 수 있는 방법은 이미 정해져 있다.